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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면서 좋아하는 돌 콘서트를 가는 날이 오는구나.. 방구석 오타쿠 인생 최대 업적인듯

 

나의 첫 팬콘은 기똥차게 혼.놀.임

어쩔 수 없었어 친구 없으니까. 하는 마인드로 쿨하게 혼자 티켓팅했는데

나중에 친구한테 나 팬콘 간당ㅋㅋ하니까 자기도 부르지~ 이러더라 젠장 물어볼걸ㅋ

아무튼 그렇게 혼자 블퀘를 갔다

나는 평생 여기를 올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야 난 방구석 팬이니까..

 

예상했던 시간보다 무려 한시간이나 늦게 출발해서(ㅋㅋ) 도착하자마자 부랴부랴 엠디 줄 섰다

다행히 줄이 길지 않아서 한 20분?정도 줄섰는데 제일 사고시펐던 팔찌가 판매 시작한지 20분도 안되서 품절됌ㅎ..

전 날에 많이 판매된건지 남은 재고가 별루 없었나.. 사람 생각하는 맘 다 똑같다고ㅋㅋ 팔찌가 젤 인기 많았나보다ㅠ

그리고 3만5천짜리 포카를 샀더니 스트링 백?을 주더라고요 아주 갓혜자네요 ^^

진심 오직 포카를 위해 산 스트링 백은 그날 산 굿즈&나눔으로 받은 물건을 넣고 다니기 아주 유용했다.. 생각보다 가방 크기가 엄청 커서 놀램ㅋㅋ거의 백팩 사이즈

평소에 모자는 별로 안 쓰고 다니는 편이지만 그냥 이뻐서 샀어요

트랙 져지도 사고 싶었는데 넘 비쌌긔... 그래도 재질은 돈 값 하는거 같았음 만져보니 부들부들하니 좋더라

 

아무튼 그렇게 굿즈를 사고 3시간 정도 혼자 유랑하다가 4시부터 입장을 시작했다.

주변에 같은 돌 파는 친구가 없어서 율팬 나이층을 잘 몰랐는데 확실히 남팬이 많았고 여팬들도 비슷하게 많아서 좋았음.

지나가다가 초딩부터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몇 분 있어서 다양한 연령대 팬층을 갖고 있다는게 뭔가 좋더라.. 그냥 그만큼 올라운더 가수라는게 좋았음ㅋ

해외 팬들도 많았다 오겜의 영향인가

 

자리가 애매한 위치라 솔직히 앞자리 사람 키 크면 안보이겠네.. 망했네.. 했는데 생각보다 잘 보여서 좋았음.

콘 당일까지 제발제발ㅈㅂ 제 앞뒤양옆 여자 글짱이길 바랬는데 뒤만 빼고 ㄹㅇ 앞 양옆 여성분이였음 완전 러키비키잖아~

덕분에 불쾌함 1나도 안 들고 잘 즐겼음ㅎㅎ

폰으로 찍는거 보다 실제로 보는게 훨씬 가까이 보였고 좋았다

 

 

솔직히 말해서.. 콘서트 가는 날까지 너무 귀찮았다.(ㅎ)

이유는 우울증 때문.. 그냥 올해 시작하고 계속 현타가 많이 왔던지라 의욕 자체가 없었음. 콘 가는 전 날까지만 해도 너무너무 귀찮아서 방구석 오타쿠가 뭘 간다고 나댔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는데

귀찮은거 참고(사실 금액 때문에 안 갈수 없었긔) 반 억지로 간거라 별 생각 안 들었다가 입장하고 시작하기 30분 전부터 갑자기 가슴 ㅈㄴ 두근거려서 혼났다ㅋㅋ 생각해보니 5년동안 덕질한 사람 첫 영접할 생각에 가슴이 겁나 두근거렸음ㅋㅋ 누가 보면 내가 콘서트 하는 줄ㅋ

그리고 드디어 쪼율 실물을 보는 순간. 이 순간을 위해 귀찮은거 참고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고 정말..뭔가 비현실적이었음.

내 자리가 그렇게 가까운 자리도 아니였는데도 이목구비 뚜렸함ㄹㅈㄷ고 얼굴도 주먹만한데 저 안에 눈코입이 다 들어가있는게 나랑 딴 세상 사람? 인종?같아서 개신기했음ㅋㅋ 몸도 말라서 작아 보이는 체구인데 저 몸에서 어떻게 파워풀한 성량이 나오는건지 내내 신기 그자체였음;;

노래 부를때마다 허겁지겁 폰으로 찍는데 좃구린 폰이라 화질 똥망해서 너무 빡쳤음 내 앞 옆 사람들 폰은 너무 선명하게 찍히는데 나만 개구리게 찍혔다..슬펐다... 이래서 좋은 폰 써야하는구나 십..ㅜ

 

그리고 콘 내내 느낀 점: 글짱이들 진짜 조용하다.(positive)

조용한 팬덤인거 사전에 진작 알았긴했는데 이정도로 조용할 줄은 몰랐음ㅋ큐ㅠㅠ 진짜 콘 시작하기 전에 브금 없었으면 영화관 온 줄 알 정도로 조용..함.. 대문자 I 집단 팬덤이라 응원콜도 너무 작아서 내 목소리도 덩달아 작아지더라ㅠㅠㅋㅋ

원래 응원콜은 진짜.. 눈치 안보고 건물 떠나가라 외쳐주는게 좋은데ㅠ 다들 소심해서 주변 사람 눈치보느라 콜이 작은건가 싶기도 함.. 유리가 중간중간에 더 크게! 이럴때마다 뭔가 미안했음..ㅠㅠ 미안해 ..나도 개 큰 대문자 I야...

 

 

(좋은 건 다 같이 들어야 함)

 

덕질 내내 음원으로만 율 목소리 듣다가 처음으로 그녀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들은 감상은...정말 홀리였습니다..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놀랍진 않았는데 왠위얼영 들을 때 ㄹㅇ 울컥했다. 유리도 힘든 시기에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라 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우울증때문에 힘들었던 시간들을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서 나도 덩달아 눈물 날 뻔 했지만 울진 않았다. 울면 훌쩍이느라 율 보이스를 못 들으니까.ㅋ

미발매 신곡도 너무너무 귀엽고 좋았다 담 앨범에 넣어줘..... 이미 안 들어갈거 같다고 했지만 그냥 넣어줘 제발... 비터텟 공중파 무대도 뛰어줘...

 

소신발언.. 유리 보이스는 정말 밴드송&팝송이 어울린다고 띵킹.함.

그리고 유리가 단발 머리랑 밴드곡 하고싶댔는데 나만 개좋아하고 다들 단발 부정적이라 놀랐음.. 단발에 미친 여성은 제법 당황스러웠다; 근데 유리가 청개구리라 하지말라면 하고 싶어진댔다 개꿀이죠?

 

암튼 콘서트 내내 무대에 엄청 신경 쓴거 잘 보여서 너무 좋았음. 특히 조명 센스가 너무 좋았다.. 멍 부를때 유리 뒤로 조명이 쫙 나오는데 여신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응 여신 맞음. 그녀는 메가미사마라고..

그리고 마지막 앵콜 라이브 전에 갑자기 우리보고 노래 부르라고 해서 제법 당황스러웠다.

아 내가 불러요..? 대문자 I 집단에게 그런거 원하셔도.. 하는 마음으로 다들 작게 부르니까 유리가 더 크게!! 이러는거 웃긴데 머쓱했음 ㅠㅜㅋㅋㅋㅋ

마지막에 밴드 소개 해주면서 에어 기타하고 방붕방 뛰는 율을 보며 정말 언젠가 밴드송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커졌읍니다..제발 해줘.

그렇게 두시간이 훌쩍 지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콘섵이 끝나버렸다.

첫콘을 뛰고 느낀 점.. 이래서 다들 양일 다 가는구나& 다음엔 무조건 첫콘 가야지.

콘서트 내내 라이브로 듣는거랑 음원으로 듣는건 하늘과 땅의 차이구나 싶더라.. 다음 콘서트도 무조건 가고 싶음.

그리고 내가 조율을 좋아해서, 좋아하고 있어서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 봤을 때가 갓 스무살인 완전 애기였는데 어느새 25살이나 되고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내가 지켜볼수 있다는게 너무 뿌듯하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주고 싶어졌다.

들어갈땐 사는게 너무 재미없고 현타만 가득 했었는데 나왔을땐 살아 갈 의욕이 좀 생기더라. 지금 힘들다고 포기하면 나중에 할 율콘을 못 가잖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생겨버림ㅎ

아무튼.. 횡설수설한 콘서트 후기였음..